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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손자병법 제7장 군쟁(軍爭)의 기본 원리: 치열한 다툼 속에서 기동과 주도권을 확보하는 지혜

by newly released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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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제7장 ‘군쟁(軍爭)’은 전장에서 병력이 맞부딪히고, 유리한 고지와 제한된 자원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전에 언급된 군형(軍形)이나 병세(兵勢), 허실(虛實) 등의 개념이 전쟁을 바라보는 전략적 틀을 제공했다면, 군쟁은 그 전략을 실제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밀한 다툼과 기동, 그리고 속도와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다시 말해, 군쟁은 전장이 한층 복잡해지고 긴박해진 상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실질적 전술 운용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군쟁에서는 단순히 병력이 많고 무기가 강한 것으로 승패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지형을 활용하고, 적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며, 기습과 우회로를 통한 예기치 못한 공격을 감행하는 능력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휘관의 판단력, 부대 간 신속한 의사소통, 무선전·정보전 능력, 그리고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유연한 기동이 모두 결합되어야 합니다. 손자께서는 전쟁을 단순 대결이 아닌 "끊임없는 경쟁과 갈등"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바로 기민한 대응과 속도, 그리고 주도권임을 군쟁편을 통해 역설하고 계십니다.

 

군쟁의 핵심 원리는 "최적의 순간에 최적의 위치를 선점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격렬한 시장 경쟁이나 정치적 대치 상황에서도 적용 가능한 원리로, 단순한 자원 우위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민하게 움직여 적보다 먼저 결정적인 지점을 장악하는 능력입니다. 전장에서 아군이 좁은 험지나 교차로, 또는 강을 건너는 유일한 다리와 같은 지리적 요충지를 확보하거나, 적이 아직 정비를 마치지 못한 틈을 노려 선제 타격을 가한다면, 적은 제대로 대응할 틈 없이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손자병법 제7장 군쟁(軍爭)의 기본 원리: 치열한 다툼 속에서 기동과 주도권을 확보하는 지혜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군쟁은 전쟁뿐 아니라 정치, 경제, 기업, 개인의 삶에서도 "치열한 경쟁 속 기회 포착"을 상징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적 대치 상황에서 한 국가가 협상 타이밍을 절묘하게 맞추어 제안을 제시하면 상대국은 대응 전략을 마련할 새 없이 궁지에 몰릴 수 있습니다. 기업 환경에서도 신기술 도입 시점이나 인수합병(M&A) 추진 타이밍을 성공적으로 잡으면 경쟁사를 압도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적인 상황에서 상대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고 움직이는 군쟁적 사고방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군쟁에서 강조되는 또 다른 요소는 "속도"입니다. 적에게 반응만 하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이 반응하도록 만드는 흐름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속도는 단순히 신속한 이동이나 발사 속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전술적 판단, 정보 처리, 명령 전달, 자원 배치 등 모든 영역에서 적보다 빠르게 이행하고, 이를 통해 적이 따라잡기 전에 다음 수를 준비하는 전면적 신속성을 의미합니다. 전쟁은 물론, 현대 사회의 복잡한 협상이나 기업 경쟁에서도 속도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 변화나 국제 정세 변화에 지연 없이 반응하는 국가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지연되는 국가나 기업은 이미 결정적 타이밍을 놓쳐버립니다.

 

또한 군쟁은 "상호 교차하는 갈등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찾는 지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전장에서는 단순히 적을 파괴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전투를 설계해야 합니다. 피로도를 누적시키지 않으면서도 적의 약점을 공략하고,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하며, 적이 의지하는 보급로나 연락선을 차단하는 식으로 싸움을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단순 소모전이 아니라, 적절한 기동과 압박으로 단기적인 성공보다 장기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군쟁은 무한한 창의성과 임기응변, 그리고 전략 자산을 능숙하게 운용하는 관리 기술까지 요구합니다. 정보전, 사이버전이 병행되는 현대전에서는 이런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수적 우위나 화력 집중만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던 반면, 이제는 다양한 요인(정치·경제·기술·심리)이 얽혀 있어 단순한 힘 겨루기만으로 승리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군쟁은 이 복잡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갈등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데, 이는 단지 전쟁을 넘어선 광범위한 경쟁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군쟁 편은 전장이 복잡해지고 긴급해진 상황에서 속도, 기민성, 지형 활용, 기습, 예기치 못한 기동 등의 요소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이는 군사 전략에서 시작했으나, 현대사회 모든 경쟁 상황(정치적 대치, 국제 협상, 기업 전략, 개인 목표 추구) 에서도 귀중한 지혜로 통하는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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